DELF B2라는 높은 산봉우리를 잠시 올려다본 후, 나는 다시 나의 베이스캠프인 **'기초탄탄 프랑스어 어휘 마스터 1탄'**으로 돌아와 8강의 문을 열었다. 엊그제 7강에서 사자, 호랑이 등 육지 동물들의 이름을 배웠다면, 오늘은 그 무대를 바다와 하늘로 옮겨 ‘동물 2탄’을 학습하며 어휘의 세계를 한층 더 넓혔다.

 

 

이번 8강에서는 ‘물고기(un poisson)’, ‘거북이(une tortue)’, ‘돌고래(un dauphin)’와 같은 해양 생물부터 ‘비둘기(un pigeon)’, ‘독수리(un aigle)’, ‘부엉이(un hibou)’ 등 하늘을 나는 새들의 이름까지 다채로운 생명들을 프랑스어로 만났다. C'est Ce sont 구문을 반복하며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는 과정은, 마치 나만의 프랑스어 동물원을 채워나가는 듯한 뿌듯함을 안겨주었다.

 

 

학습을 이어가면서, 프랑스어의 명사 성 구분이 주는 낯설음은 이제 제법 익숙한 고민이 되었다. 왜 거북이는 여성 명사(une tortue)이고, 돌고래는 남성 명사(un dauphin)일까? 이러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, 오히려 그 이유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프랑스어의 독특한 세계관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. 또한, ‘부엉이’의 복수형이 ‘des hibous’가 아닌 ‘des hiboux’로 변하는 불규칙의 향연은, 지난 시간 ‘말(cheval → chevaux)’의 복수형을 배우며 느꼈던 당혹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상기시켜 주었다.

 

 

B2 강의에서 마주했던 복잡하고 추상적인 주제들을 떠올려보면, 지금 내가 배우는 ‘이것은 부엉이야(C'est un hibou)’라는 문장은 지극히 단순하게 느껴진다. 하지만 나는 안다. 이 단순한 문장 하나를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 명사의 성을 외우고, 관사의 형태를 고민하고, 불규칙 복수형을 익히는 이 모든 과정이 결국 B2라는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한 가장 단단한 암벽화가 되어주리라는 것을. 오늘도 묵묵히, 그러나 즐겁게 나의 동물원을 가꾸며 다음 단계를 준비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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